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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서는 깊은 밤에 눈을 떴다. 아직 자정이 되지 않았다. 방 안은 어두웠고, 창문으로 달빛이 들어왔다. 민서는 이상한 소리를 들은 것 같아서 거실로 나갔다. 그곳에는 작은 나무 상자가 있었다. 하늘문의 달 열쇠를 넣어 두는 상자였다. 그런데 상자의 뚜껑이 열려 있었다.
민서는 상자 안을 보았다. 열쇠는 없었다. 곧 엄마도 거실로 달려왔다. 엄마는 빈 상자를 보고 얼굴이 굳었다. “열쇠가 없어졌어.” 엄마가 조용히 말했다. 민서는 엄마의 손을 꼭 잡았다. 엄마는 오랫동안 하늘문을 지켜 온 사람이었다.
“오늘 밤 자정까지 열쇠가 돌아오지 않으면 하늘문이 영원히 닫혀.” 엄마가 말했다. 하늘문은 사람들의 세계와 영혼의 세계를 잇는 문이었다. 달 열쇠가 없으면 문을 열 수도 없고, 다시 닫힌 문을 열 수도 없었다. 민서는 겁이 났다. 그래도 열쇠를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때 창문에서 작은 소리가 났다. 갈색 털을 가진 날여우 한 마리가 창틀 위에 앉아 있었다. 그는 작은 날개를 접고 민서를 바라보았다. “나는 토리야.” 그가 말했다. “조금 전에 검은 그림자가 열쇠를 가지고 북쪽으로 날아가는 것을 봤어.” 민서는 창밖의 어두운 하늘을 보았다.
엄마는 책장 뒤에서 오래된 하늘 지도를 꺼냈다. 지도에는 서울 위의 길과 멀리 있는 푸른 산이 그려져 있었다. 엄마는 지도를 민서에게 건넸다. “혼자 가지 마. 토리가 길을 안내할 거야.” 민서는 지도를 품에 안았다. “제가 열쇠를 꼭 찾아올게요.” 민서는 엄마에게 약속했다.
토리는 창문 밖으로 먼저 날아갔다. 민서도 운동화를 신고 현관으로 갔다. 엄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민서를 바라보았지만, 민서를 말리지 않았다. 민서는 마지막으로 엄마를 돌아본 뒤 문을 열었다. 이제 민서는 열쇠를 훔친 그림자가 북쪽으로 갔다는 것을 알았다. 민서는 토리와 함께 열쇠를 찾으러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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